오후의 햇살이 고운 얼굴로
나를 불러내려고 자꾸만 유혹해
못이기는 척 따라 나서니
거리에 뿌려 놓은 황금 빛이 빛부시다.
강가에 데려 나온 자전거를 달리니
바람도 함께 달린다
바라보는 강물 속에
고층 아파트가 더위를 식히려
물 속에 제 몸 담그고
청둥오리
강물을 등에 업고 물을 무는데
하얀 두루미 한 쌍
우아한 자태로 사랑을 나눈다.
강둑에 금잔화가
잔잔하게 미소 짓고
이른 코스모스
한들거리며 춤을 추는데.
들녘에 아파트 비둘기들이
단체로 산책 나와 잠시 쉬고
잔디밭 토끼풀꽃은
토끼를 기다리며 도란거린다.
사람들 삼삼오오 달리고 걷고
강아지도 따라 나와 헉헉 거리는 데
자전거와 바람은
나를 데리고 달린다.
얼마나 달렸을까
노을이 자태를 드러내
분위기 있는 편지지를 펴 놓아
상쾌하고 흐믓한 바람편지를 써놓고
바람은 나를 데리고 노을 속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