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따뜻한 그대의 존재로 부터 몸을 피해 온
나는 오늘도 거짓의 시간을 쌓았습니다
오랜 나의 그늘로 죽어가는 한 음성(音聲)이 하늘에
가득한 채, 햇빛에 서리어 가느다랗게 이어지고
눈부신 그대의 모습은 자라난 세월의 나무처럼
아득한 내 마음 한가운데 서 있어, 고요한 데서 이루어지는
운명은 갑자기 물이 많아진 시냇물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나는 정말 침묵한다고 믿어왔는데, 바보같은 나는
간절한 생각을 크나 큰 북소리로 둥둥거려 왔나 봅니다
내가 죽어도 좋을, 놀랍고 신기한 공간에서
그대는 스스로의 꽃피움을 거절하면서 아무도 이해하지 않을
기다림으로 나를 부르고 나는 또 아무 말도 못합니다
그렇게 흐르는 시간으로 나이를 먹어 갑니다
먼 훗날, 가는 곳마다 이미 떠나고 찾을 길 없는
그대의 모습임을 알면서도, 나 또한 사라질 존재임을
알면서도, 짐짓 무심한 것처럼 오늘도 나의 꿈을 그립니다.
하지만!
그대가 호흡하는 내 영혼, 그대가 부르는
내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