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8일 토요일

아름다워서 두려운 것들

가슴속에 말들이
자꾸 헝클어지기만 할 때
그대의 참혹한 익명과
떠나가는 사월을 읽었습니다
마치 내가 외워야 할
숙제라도 되는 양
그대의 참혹한 익명
떠나가는 사월을 읽고 또 읽었지요
너무 아름다와서 두려워지는 것들
너무 그리워서 두려워지는 것들이
가슴속에는 너무 많아요
아직은 닫아 둔 문이건만
다가 선 사월은 자꾸만
문을 두드리네요 나는 가슴을 떨며
가만히 문고리를 잡습니다
목련의 그 흰빛, 그 하얀 손수건에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닦아야 할지
나의 눈물이 목련을 모조리
지게 하고 말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