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짙어 갈수록
가로등 불빛따라
그리움의 촉수도 서서히 밝아진다
만날 수도 없는 그대
머리 맡에 라디오를 가까이 당겨
그리움의 체널에 고정시키고
난 그대의 곤히 잠든 숨 소리를 듣는다
이윽고 숨결이 잦아지더니
입은 옷 그대로 부시시 일어나
기어이 집을 나서는 그대 가쁜 숨 소리
아스라히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이 달려오는 그대 입체 음향에
봇물 터지 듯 와락 달려 나가면
저만치에 몸 숨기어 뚝 멈추는 소리
갑자기 심장이 멎을 듯한 고요가
임종에 앞 서 산을 들어 올리는 듯한 무게로
아, 단 한 번의 눈 뜸.
그대 내 곁으로 왔는가 혹시
체널을 이리저리 돌려 보지만
어깨가 천근처럼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다시 점점이 멀어져 가는
저러다 헛디딜 듯한 그대의 한숨
보다 못한 이 밤도
멀치감치 돌아 서서 눈시울 적시다가
이윽고 수평선 아래 길게 두레박을 내리고
느리디 느린 먼 동을 서둘러 건져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