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오후 / 서동균
보라매공원 잔디마당에
연산홍 꽃잎에 물든
또랑또랑한 웃음소리가
풍선처럼 떠다닌다
네 살배기 경덕이는 비눗방울로
말랑말랑한 잔별들을 만들어
까치발로 하늘에 묶어 놓는다
민들레 갓털이가 바람을 타듯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에선
흠뻑 젖은 파란 햇살이
아롱다롱 색동부채로 펼쳐진다
봄날 오후가 구름빵*처럼 부풀고 있다
* 구름빵 - 백희나 작가의 동화책 제목
2012년 <시현실> 봄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