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5일 목요일

누구에게나 보살핌이 필요한 것을

엊저녁
초록빛 의지 퍼들퍼들
한 쌈하던 든든한 네가 아니었더냐.
냉장고에 넣거나
ŽN 덮어 주지 않아도
넌 끄떡없을 줄 알았으이
하루쯤 방치한다 해서
그리 시들거릴 줄은.
카랑카랑 청상이셨던 내 할머니
유복자, 피붙이 끌어안아
일생동안 신선하셨는데...
햇살처럼 화안하게
양상추보다 아삭거리던 웃음
아기솜털 같은 감성으로
바람바람 다니셨던
평생 울타리 노릇 힘겨웠던 게야
치매에게 기대어
며느리를 아줌마라 부르며 떠나셨지
이젠
쉽사리 보낼 수 없는 아쉬움
시들한 상추 정성껏 목 축여
신선한 야채들 중앙에 올려놓았답니다
할머니,
웃고 계신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