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속 행복가득 넣어줄 임이시어
둥지속 행복가득 넣어줄 임이시어
박 순기
달리는 차 창 밖
가로등 빛 희미하게
물밑 밤을 저미고
휘감은 나뭇잎 바람 속을
가르며 밀려오듯 다가선 그곳
상념의 자아 수심 속
수없이 자맥질하며
머리카락 보일 듯 숨바꼭질
꿰어놓은 별 밤
지천으로 일록이는 물결 따라
송골송골 벼 이삭 싹 틔우고
풍성한 가을의 노래 귀뚜라미
성급히 달려나올 듯한데
오늘도 어김없이
불 꺼진 창에는
적막 깃 세워 씁쓸한 미소로
안아 반기는 초야의 덤불 속
풋풋한 소망 꿈 아직도
무수한 잔별 되어 뿌려지는데
두 팔 벌려 반길 임이여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시나요
기다리는 여심
눈언저리 눈물자국
옷 소매로 훔쳐내고
창 넘어 영롱한 불빛
밤을 밝힐 임이시어
따끈한 사랑으로 포근히
안아줬으면 참 좋겠습니다
0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