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8일 토요일

중년에 만난 당신을 사랑하고


중년에 만난 당신을 사랑하고//이채
당신을 만난 것은 너무 늦은 시간이었어요

마음은 하나였어도
함께 걸어가기엔 난해한 길이었고
해는 저물지 않았어도
서로를 바라보기엔 조금은 어두웠어요

불빛이 켜지는 동안의 두려움에도
겉잡을 수 없이 사랑하고 싶었고
불빛이 꺼지는 순간의 보고픔에
견딜 수 없어 차라리 눈을 감았지만
그렇다해도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서로였지요

진작에 만나지 못한 당신을 사랑하고도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사람을 보내야 하는 사람의 슬픔에
밤은 짙은 어둠의 낭떠러지에서
차가운 별바람을 뿌리고 있었어요

끝내 놓을 수 밖에 없었던
손이 참 따뜻했던 당신이여!

그 후 한동안 열병을 앓고도
조용히 부르고 섰으면
메아리도 그리운 목소리여!

가끔 싸늘한 밤이면 당신의 이불을 덮고 잠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