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8일 월요일

친구라는 이름으로 남겨둔 사랑


친/구/라/는
이/름/으/로/남/겨/둔/사/랑
이제는 너를 잊었다 라고
고개 숙여 그렇게
나를 이해시켜야 했는데
오늘도 너를 지우지 못한
어제처럼
슬픔을 들고 서 있는 건
무슨 까닭일까
이별을 고하던 너의 그 뒷모습이
차라리 너와의 마지막이었더라면
내 기억 안에선
오랫동안 변함없는
무척이나 소중했던 사랑만으로
세월 속의 너를 남겨둘 텐데
어린아이 장난같은 인연이란 말은
가벼운 눈웃음으로 마주해야 하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너를 내 곁에 두었지

눈물을 보여선 안 돼
슬픈 표정조차도 지어선 안 돼

너와 지금 내 곁의
어떤 사람도
내 안의 슬픔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언제나 우스갯소리나 늘어놓으며
외로운 술잔을 비워야 하지

그냥 이대로 취해버리고만 싶은데
너로 인한 아픔만은
쉽게 취하지도 못하고
비틀거리는 걸음마다에
고이는 눈물을
삼키고 있는 나
이제 내곁을 떠났어도
내 가슴속에선 떠나지 못했던
너에게
다시 한번 마지막이라
다짐해야만 하지
-백승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