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어머니의 우산

천둥 번개 치고
장대비가 내려도
내 허물어진 창가에는
어머니의 찢어진 우산이나
거름 포대기 조각 하나
구름같이 몰려드는 우산속에
고개 들고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늘 반기는데 인색했고
어머니는 늘 안아 주는데
차가와 아무리 번개가 쳐도
내 가슴에는 언제나 차가운
빗줄기만 흐르고 흘렀다
오랜 시간이 지난 오후
햇살이 창가를 애무하며
빗줄기에 패인 구멍구멍에
내려 앉을 때 패인 만큼
햇살 더욱 깊숙이 내리는 걸
알았지만 내 마음에 남은
어머니를 위한 우산은
찢겨진 채 소리없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