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화성

영화 속에 나오는
혹성 이야기가 아니다
당신으로부터
한 두 시간이면 닿을 도시에
괴물이 돌아다니고 있다
처녀의 간을 빼먹었다던가
여인의 심장을 도려냈다던가
유령의 화성이 있다
무시무시한 적막 속에
사라진 발걸음 소리만
또박또박 가까이서 들려온다
여기가 지구 밖이라고
누가 불 같은 마음을
구역질 하듯 토해내서
제 그림자마저 태워버린 것일까
혹시 어느 도마뱀 인간이
제가 살고 있는 별과 닮았다고
잠깐 내려왔다 간 것일까
소망의 기도로 반짝였던
별의 환상이 깨진다
부딪힌 별이 폭발한다
검은 침묵 속으로 별이 사라졌다
우주선 타고 가야 하는
대한민국 화성이다
살인의 추억만 가득하다고
궁금한 별을 다녀왔다
내가 혹시 눈 하나에 귀 없는
외계인이 아닐까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