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9일 화요일

흐린 날에 쓰는 연가

슬픈 눈을 간직한 하늘을
말없이 올려다 본 잿빛 수채화 같은 날
뜻 모를 우울도 왠지 감사함으로 채색 되어 지고
살아 가면서, 자꾸 뒤 돌아 보게 되는
어설픈 이유는
아직도 쉼표로 맺지 못한 그리움 때문이겠지요
그대, 문득 응시한 눈가에 맺힌 이슬이
아직 다 하지 못한 오목 가슴에 불씨던가요
오늘처럼 흐린 날에 쓰는 편지는
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아 좋습니다
흐린 날에 흐린 눈으로 지킬 수 있는
고즈녁한 마음에 물기 어린 녹색 잎과
어떤 인생이든 비는 내리고
때론 슬픔의 비가 뿌리까지 젖어 들고
다시 눈 뜨는 아침에 찬연히 맞는 햇살처럼
그렇게 다시 또 살아지는 나날들
그대, 사랑해도 된다면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리고 싶습니다
흐린 날에 드리는
내 땀과 눈물의 연가
그것으로 남은 시간 열매가 되는
삶에 있어 진실한 눈빛이 되고자 합니다.
소중한 이여, 꿈이어도
달콤한 열매를 그대에게 한아름 드립니다
흐린날로 인해 다시금 용기가 되어지는
한 줄기 햇살같은 희망의 꽃으로
그대, 사랑해도 된다면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리고 싶습니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