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아의 바다
어느 새 십 년이나 흘렀나 보다
여린 홍시 같은 가슴으로
혹독한 육지를 걷기 힘든 건
바다를 잊었기 때문이야
넌 알고 있니?
고래등 푸른 동해바다 숨결을,
고요한 수평선을,
아름다운 사람과 거닐던 해변을,
내 추억 만들다 꿈을 그려준 바다 말이야
열 살이나 먹은 바다는
커다란 입 벌려 빛 바랜 추억을
삼킬지 모른다
아니, 바다는
내 몸에서 나왔을 뿐인데
잘난 체 저 혼자 흘러갈지 모를 일이다
거기 바닷가에
꿈 줍던 모래알은 어디서 자고 있을까
오늘같이 눈물나는 밤에 바다가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