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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다닥 파다닥
뛰는 붕어들에 놀라
졸던 태양 눈을 꿈뻑일 제
퉁퉁 부은 손발도 모르고
반짝이는 붕어 등에
눈길을 꽂던 어린 소녀 있었네
잡은 붕어들 모래성에 가둬 두고
냇물 둑으로 쑤욱 옷 벗어 던지고
붕어와 함께 벌거숭이 되어
누런 흙탕물에 헤엄을 즐기던 어린 소녀 있었네
몇 십년이 흐른 후,
꿈 속의 그리움에 시달리다 그 곳을 찾은 어느 날,
그 여인은
냇물 둑, 무성한 잡초 위에 앉아
하염없이 눈꼬리에 소매 끝을 적셨네
˝아! 고향은 없구나!˝
은빛 붕어들은 온데 간데 없고
돼지 분뇨만이
그녀의 추억을 게걸스레 먹고 있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