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 김정한
아주 가끔 삶에 지쳐 내 어깨에 실린 짐이 무거워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말없이 나의 짐을 받아주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아주 가끔 일에 지쳐 한없이 슬퍼질 때
세상 일 모두 잊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말없이 함께 떠나주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삶에 지친 내 몸 이곳저곳 둥둥 떠다니는
내 영혼을 편히 달래주며 빈 몸으로 달려가도
두 팔 벌려 환히 웃으며 안아주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하루 종일 기대어 울어도 그만 울라며 재촉하지 않고
말없이 어깨를 토닥여주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나에게도 그런 든든한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
김정한시집- 길에서 사랑을 만나다P14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