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서리에 젖는
露宿의 쌍굴다리를 지나면
거기 허름한 밥집이 있다
다섯 개의 떡과
물고기 두 마리의 五餠二魚로
차려 놓은 식탁에
열심히 놀리는
수저 소리가 야단스럽다
쌀밥을 고봉으로 담아놓은
한 끼가 달디달다고
허기져 굽은 세상의 허리가
바로 서는 것이 보인다고
삶의 하루가 든든하다고 하니
새벽같이 문 밖에 누군가
쌀 한 봉지와 고기 한 근
배추 한 포기와 무 하나 놓고 간다
김치 담그고 국 끓인다
밥집 밖에 있는
내 몸이 밥 줄 수 있는 밥집이다
부드러운 손을 탐하고
향기로운 입을 탐하고
열기 오른 몸을 탐하는 것이 아닌
밥 짓고 주걱으로 밥 푸는 일이
바로 넉넉한 사랑이다
밥 한 끼 잘 차려 주고
다음에 그 자리에 앉을 生을 위해
설겆이 하는 것도
참으로 뜨거운 사랑이다
굴다리 안에 영산홍 꽃밥 열린다
눈 달디달게 밥 푸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