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3일 수요일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1. - 원태연 -



너의 목소리, 눈빛, 나를 만져주던 손길, 머릿결

부르던 순간부터 각인되어버린 이름, 아름다운 얼굴

그렇게 시작되었던 어쩌면 재앙과도 같았던 사랑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사랑에 중독되어 갔다.
언젠가 니가 조금만 더 천천히 울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때

천천히 턱끝으로 모여든 너의 눈물에

손끝조차 가져가볼 수 없었던 그때

단 한번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이유로

살점을 떼어내듯 서로를 서로에게서 떼어냈던 그때

나는 사람들이 싫었고

사람들의 생각이 싫었고

그런 사람들의 모습들을 쳐다볼 수 없었다

사랑도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일인가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그렇게 서로를 버렸음에도

단 한번뿐인 사랑을 지켜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