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 눈빛, 나를 만져주던 손길, 머릿결
부르던 순간부터 각인되어버린 이름, 아름다운 얼굴
그렇게 시작되었던 어쩌면 재앙과도 같았던 사랑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사랑에 중독되어 갔다.
언젠가 니가 조금만 더 천천히 울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때
천천히 턱끝으로 모여든 너의 눈물에
손끝조차 가져가볼 수 없었던 그때
단 한번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이유로
살점을 떼어내듯 서로를 서로에게서 떼어냈던 그때
나는 사람들이 싫었고
사람들의 생각이 싫었고
그런 사람들의 모습들을 쳐다볼 수 없었다
사랑도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일인가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그렇게 서로를 버렸음에도
단 한번뿐인 사랑을 지켜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