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3일 수요일

한밤의 데이트

별들도 가끔 침 흘리며 자고
어둠마저 잠자리 드는 밤

하도 뒤숭숭하여
소피보러 잠깐 나왔다가
그 집 담벼락을 슬쩍 넘겨다보았다

등 굽은 저 늙은이는
오늘밤도 잠 못 들고
홀로 꺼이꺼이 울다가
피실피실 웃다가
외로워 고개 쳐들기도 한다

담 밑에 주저앉아
솨~
하는 소리 들었는지
헛기침 두어 번에 오줌을 지렸는지
허리춤 거머쥐고 문열어 젖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