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9일 화요일

겨울 장미 한 송이

겨울비에 촉촉히 젖어
길가의 입 큰 화분에
붉은 장미 한 송이 피었다
아니 누군가 각혈의
피 한 덩어리 토해냈다
와들와들 떨고 있는 것이
온실의 꽃이 분명하다
한파 부딪혀 보라며
독하게 마음 먹고 살아보라고
밖으로 내몰았다
하룻밤 지새고 찾아가니
꽃 사라지고 없는데
옆의 은행나무, 단풍나무에
피가 한 사발씩 튀었다
가지마다 붉은 꽃이 만발하였다
어제 내가 본 것이
꽃이 아니라 마음이었던 게다
피눈물이었던 게다
내가 당신의 자궁 깊숙히
꽃 한 송이 심어 놓고 갔다
당신의 뱃속에
첨벙, 희망을 던져 놓고 왔다
봄날같이 무럭무럭 자라서
온돌바닥으로 뜨겁게 하리라 했다
햇볕으로 눈 부시게 하리라 했다
겨울 장미 한 송이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