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38
눈하트 / 종소리 김대우
온 천지에 보름달 휘영청
어제 내린 눈은 발바닥에서 뽀드득 뽀드득
학교 운동장을 돌고돌고
땅바닥 위에 얼어붙은 눈을 조각했지
그저 손 가는대로 하트모양으로
그리고 철새로 떠난 파란 이파리들 대신
달빛으로 풍성한 빈 나뭇가지에 걸어보기도 했지
아무리 봐도 너무 아름다워
그 모습 그 눈하트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데...
결국 조심조심 냉동실에 보관했지
아마 뜨거운 여름철에도 볼 수 있을 걸
겨울이 무진 그리울 때마다
내 그리움은 늘 냉장고 속에 있네
참으로 편리한 세상
그러다가 또 금방 겨울이 오겠지
그때 다시 헤진 눈하트에 새 옷을 입혀야지
함박함박 눈 새 옷을
그때까지 내 그리운 사랑은 채워질 수 있을까
사*랑*해
사*랑*해
눈하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