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일 화요일

기차는 떠나가네

기차는 떠나가네

김종제
나, 다시 돌아갈래!
외치는 함성 소리 남겨놓고
마지막 기차는 떠나가네
사랑했던 시간을 싣고 가네
미워했던 마음을 싣고 가네
추억이란 이름으로
다리 아래 강물도 떠나가고 있네
키 큰 느티나무는
차마 손 흔들어 줄 수 없어
고개 숙이고 있다네
보랏빛 꽃들도 연신 뒤돌아 보며
더는 못 볼 얼굴이라고
눈물 글썽이고 있다네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 못하고
쓸쓸한 바람만 홀로 남아
간이역에서 서성거리고 있네
잊을 수 없는 것들이
기약도 없이 떠나가고 있네
새벽 기차를 타고 떠나가네
캄캄한 동굴을 남겨놓고
세상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네
저 기차는 바다로 떠나가고 있네
저 기차는 사막으로 떠나가네
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데
끊어진 목숨처럼
기차는 돌아오지 않는다네
기차는 떠나가네
노을 진 사랑을 싣고 떠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