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망초꽃이 웃는 이유를

나는 모른다
길옆에 망초꽃이
수북이 피어있는 까닭을

초록의 잎사귀로
설레게 하는 노란 눈빛을

수풀 사이로 푸드덕 날아 오르는
때까치가 전하는 급보를

그렇게도 장마비가 쏟아지는 밤에도
하나 둘 피어 가는 하얀 그리움 펼쳐진다

흰눈 처럼 구름 처럼 내려 앉은 다정함
어느 땐 웃고 울으며 함께 지샌 밤들을

나는 모른다
푹푹 찌는 더위도 요란스런 장맛비도
마음 다독여 하얀 웃음 짓는 이유를

바람의 눈길 피해 사라지면 그만인데
한 줄기 초록 대롱에 매달린 정 때문에
울지도 못하고 하얗게 웃는 까닭을
나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