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른다
길옆에 망초꽃이
수북이 피어있는 까닭을
초록의 잎사귀로
설레게 하는 노란 눈빛을
수풀 사이로 푸드덕 날아 오르는
때까치가 전하는 급보를
그렇게도 장마비가 쏟아지는 밤에도
하나 둘 피어 가는 하얀 그리움 펼쳐진다
흰눈 처럼 구름 처럼 내려 앉은 다정함
어느 땐 웃고 울으며 함께 지샌 밤들을
나는 모른다
푹푹 찌는 더위도 요란스런 장맛비도
마음 다독여 하얀 웃음 짓는 이유를
바람의 눈길 피해 사라지면 그만인데
한 줄기 초록 대롱에 매달린 정 때문에
울지도 못하고 하얗게 웃는 까닭을
나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