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8일 월요일

세상은 둥글기에..(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의 차이를 모를때)-케스트너


세상은 둥글지요.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기 때문에

정해진 앞 쪽도 뒤 쪽도 없지요.

세상을 뒤 쪽에서 보는 자도

마찬가지로

세상을 똑바로 보는 거지요.

세상에는 꿈과 달빛이 있고

어딘가에 굴뚝에서 연기를 뿜는

작은 마을도 있지요.

세상이 둥글둥글 돌고 돌아서

사람들은 부자가 되기도 하고

사람들은 거지가 되기도 하지요.

일요일이면 연미복을 떨쳐 입고

실크 모자를 쓰기도 하고,

찢어진 주둥이에서 악취를 풍기며

시궁창에 처박히기도 하지요.

분별있는 자와 바보,

영리한 자와 멍?이,

사장님과 선술집 주인이

모두 세상의 주인이랍니다.

세상의 쓸모 있는 것과

쓸 데 없는 것을

산뜻하게 구분하려면...

참,

세상이 정방형이라면...

착한 지빠귀와 오랑캐 꽃이

웃고 걷고 말하게 되면

인간은 이미 세상의 주인일 수 없지요.

교수형용 밧줄을 잡아

자기 목에 걸어야 할 운명일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