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7일 토요일

그대 앞에서

그대 앞에서

-淸夏 김철기-

그대가 지금
내 앞에서
하얀 치마 하얀 저고리를 입고 있으니
꽃처럼 피어난
하늘에서 내려 보낸 천사 같습니다

첫날밤을 치르는 것처럼
단아한 그 모습
내 눈에 머물고
아름답고 신비스럽습니다

난 그만
얼른 일어나 달려가
그대 옷자락을 풀어헤치고
어루만져 주고 싶은 흔들거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급해서도 아니고
음탕해서 못 참아서도 더 아니라
당신이 아름다워서 그렇습니다

지금
그대와 난
세월이 흘러 지천명(知天命) 훌쩍 넘긴
중후한 中年
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후에도
강산이 몇 굽이 흐른뒤에도
축복의 세월 위에 돛을 올린
살뜰한 이 행복 지금처럼 흘러가기를
나 기도하고 있습니다


-淸夏 김철기 사랑시 詩選集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