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9일 목요일

3월의 연가--안도현


그해 겨울 벌판 끝에서 불어오던
바람 혹시 기억하시는지 눈은
하늘을 다 끌고 내려와 땅에 이르고

무엇이든지 한번 흔들어 보고 싶어
그대의 눈망울 속에 쌓이던
바람을 아시는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우리들
사랑은 벌판으로
길이 되어 돌아가도 그대

그대 바람은 되지마
혹시 아지랑이 봄날
내 이름 석자 떠올려 준다면
내가 해야 할 것은
그해 겨울 바라보던 벌판 끝에
눈사람 되어
홀로 녹아 내리는 일
# 3월 연가 - 안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