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만나러 가는
절집 아래
슬쩍 뼛속으로 몰아닥친
찬바람 눈보라를 맞아
모진 세월 견디지 못하여
죽은 줄 알고 밖에 내다버린
화분속이 저도 모르게 푸르다
새 싹이 돋아났다
어디선가 굳세어라 금순아,
그리운 네 얼굴 다시 보자는
노랫소리 들려오고
일주문 활짝 열어
하늘길 밟고 올라가는 나는
나지막하게 화답으로
내 사랑 내곁에서를 부른다
내가 사랑하는 것만큼
내곁을 떠나가는 것 많았구나
지나가는 손님처럼
꽃살문 열고
안방을 잠깐 들여다보니
빙그레 웃으며 손길 내미는 木佛
저 양반은 늙지도 않고
천년 그대로네
내 모르는 사이에
무슨 귀한 걸 잡수셨나봐
봄이 돌아왔으니 回春하셨다
당신은 나에게 봄처럼
문 열어 놓고 기다릴 것 같아
그래서 나,
당신에게 봄나들이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