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5월의 들녘


들녘에
크로바 꽃이 생글생글
가까이 다가가 보니
네 잎 크로바가 내 눈과 마주쳐
나를 따라와 책갈피에 곱게
자리 깔고 누었다.

아기 똥 풀
무리 져 노랗게 손 흔들고 반기는데
보라 빛 붓꽃
목을 길게 뽑고 우아하게 웃는다.

나무수국은
주먹보다 더 큰 하얀 솜사탕 몸짓으로
덩이덩이 내어 걸고
동그랗게 폭신하다

찔레꽃
가시 내어 달고 언덕배기에 앉았는데
곁에 선 해당화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해해거리며 웃는다

아까부터
목청연습 한참인 산 비둘기 구구 거리고
자기도 한다며 쉰 목소리로 짖어 대는
꿩 한 마리 퀑퀑 거리다 만다.

연보라 싸리 꽃 여리게 펴
잔잔한 사이로 지나
이름 모를 들꽃 나들이다

꾀꼬리 소리
매혹으로 다가와
발걸음 멈추고
한참이나 머물러 흡인된다

잠시 들녘 바위틈에 앉아 숨 고르니
호랑나비 두 마리
곱게 단장하고
날 잡아봐라며 사랑유희 하는데
바라보다 사랑에 젖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계곡 물가에 숲이 내려와
숲 노래 부르고
계곡은 자기 말 들어 보라며
서로 주장 하느라 떠들 석이다

바람
개울물에 담갔다가 불어
싱그러움이 촉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