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위한 가을에 / 서동균
말없이 돌아선 사람아
설레임으로 눈물 젖은
우리들의 이야기가
한낱
자욱없는 바람이 되어
인생의 모퉁이에 남게 됨은
놀라움이었기에
나는 아직 한 움큼의
물망초를 안고 있지만
흔들리는 밤하늘 아래
설익은 마음 갈 곳 없어
만남을 후회하며
그리는 시간을 홀로 지새우며
가슴에 손 얹고 미워하며
너를 위해 기도하리
바람이 잠들고 별이 잠들고
내 마음이 잠들 때까지
그대 위한 가을에
시집 <신림동에선>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