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탑사 오르며
마이산 탑사 오르며 /박 순기
석양빛 벗어내고
하늘은 드넓게 트여
불끈 솟아오르는 태양빛
잔가지에는 산새들 우짖고
찬란한 아침 햇빛을 튕기며
우뚝 솟은 마이산
조각구름 산등성에 떼어 붙여놓고
긴 역사의 풍화작용으로 구멍 뚫린
암석의 측면에는 작은 나무들
뿌리를 반쯤 허공에 드려낸 채
매달린 숙연한 생명력
말의 귀 형상을 닮은 숫마이산봉과 암마이산봉
커다란 귀속엔 업 겁을 벗겨 세워
멈춰선 육신의 참회 고요히 잠들다
큰 귀는 신분의 차이 두지 않고
가슴에 쌓인 애환 응어리 풀어 담아주고
슬기로운 지혜를 일깨워 주는 마이산 풍경
손잡아 주며 한두 발 내디뎌 올라선 탑사
천지탑 상단 아래 옹기종기 호위하듯
원추형 탑으로 쌓올린 신비의 천지조화
두 손 포개 합장의 명상으로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