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3일 금요일

안개


포구는 내내 침묵하고 있었다
함구령 짙게 드리워진 낭떠러지
입 벙긋하지 않는 수면위엔 어긋난 발걸음만
분주하게 소용돌이 치고 있다
잘못 든 길 어디에도 이정표는 없고
두리번 거리는 시간,
목이 마르다
저 침묵 깨울 파열음
어디선가 자라고 있을 텐데
뱃고동 꽁무니거나 잔 파도 속, 가만
귀 기울여 보면
내 쿵쾅 거리는 가슴 언저리 어디쯤 인 듯도 한,
행방 묘연한 침묵의 벼리
여전히 오리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