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3일 일요일

친구의 강

친구의 강


안갑선

실개천 수초 무성하면 맑은 물 흐를 테지만
친구는 수초를 잃고 혼탁한 강이 되어
자갈밭에 가로누워 있다
샛강이 많을수록 물은 마르지 않을 것이나
친구는 고개를 떨구고 보를 막고 있다
온갖 새들이 찾아와 노닐어야 할 강둑은
온통 구멍 난 곳
작은 폭우에도 범람하여 상처투성이고
벌레조차 숨죽이며 가슴앓이 중이다
친구의 강물은 흘러야 할 테지만
어느 수풀 중에
썩어가거나 소실되어가는 친구의 강에
맑고 마르지 않는
깊고 넓은 강이 되도록 수초가 되어 줄까
편한 마음으로 노을지는 강변을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