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6일 수요일

봄비 내리던 날

봄비 내리던 날

-淸夏김철기-

나를 삼키듯
메말랐던 강나루 긴 언덕에
봄비 내리고
눈뜨지 못하던 꽃들이 숨을 몰아쉬며
저마다 고귀한 이름 달고
온몸에 가득 초록이 짙어지겠다

개여울 따라 흐르는 물
오장육부 씻어 헹구고
이름 모를 잡새들 한낮의 고요를 깨우듯
좋아라,지저귀겠다

내리던 비 그치고
눈 부신 햇살 구름 거두면
앞마당 꽃밭에는
저마다 온몸 내려놓고 피어오르는
꽃들이 방긋 웃겠다

이제껏
참고 살아온 따듯한 숨길엔
꽃의 향연(香煙)
하늘 오르는 춤사위
그대가 살뜰한 행복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