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6일 금요일

정윤목의 ´5월의 기도´ 외


<5월의 기도 모음> 정윤목의 ´5월의 기도´ 외

+ 5월의 기도

5월엔
낮은 키 뽐내지 않아 어여쁜
보랏빛 제비꽃 오래도록 사랑하게 하소서
두 눈 주어 사랑할수록 고마운 사랑하게 하소서
(정윤목·시인, 충북 보은 출생)
+ 5월의 시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색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오월에는

오월에는
생각들이 바르게 하소서

밝은 마음들이 살아올라
슬픔과 괴로움의 편린들은
멀어지게 하소서

들풀의 속삭임에
마음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있게 하시고
따사로운 햇살 한 자락에도
감사가 풍요롭게 하소서

오월에는
사랑하는 일에 충실하게 하소서

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보다
한 사람의 마음을 아프지 않도록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하소서

멀어졌던 마음들이 돌아와
푸른 그늘 속에 보금자리를 열게 하시고
들꽃의 작은 미소에도
즐거움이 넘치게 하소서

오월에는
마음이 비워지게 하소서

천년 변함없는 계절의 진리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들에 순응하며
참된 행복을 체득하게 하소서

하늘이 높아질수록
마음은 더욱 낮아지게 하시고
초록이 짙어질수록
욕망의 빛은 흐려지게 하소서

오월에는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과
가장 아름다운 겸손으로 충만하게 하소서
(곽경석·시인, 1959-)
+ 오월의 기도

눈부신 햇살과
푸름이 더해 가는 오월에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의 계절이 되게 하소서.

하루, 하루를 살면서
이 아름다운 날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게 하시고
매 순간,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이 되게 하소서.

장미꽃의 아름다움과
아카시아 꽃의 향내에 취하여
내 등뒤에 서서
슬픔과 괴로움으로 한숨짓는
어려운 이웃을 잊지 않게 하소서.

계절이 변하는 것과 같이
오월의 내 삶에도
변화된 삶을 주셔서
마음에 사랑만 가득 심고
미움의 싹이 움트지 않게 하소서.

각박하고 힘겨운 세상
하루의 삶이 어려운 일상일지라도
성내거나 무표정한 얼굴보다는
맑고 고운 표정을 짓게 하시고

넉넉하고 여유로운 표정과
잔잔하고 부드러움이 깃든
온유한 표정으로
우아하고 고귀함이 깃든
참된 ´나´를 만들어 가게 하소서.
(작자 미상)
+ 5월의 기도

나의 모든 판단이 앞서지 않기 위하여 두 눈을 감았습니다
당신의 의로운 손에 붙잡히기 위하여 두 손을 들었습니다

매 순간마다 당신의 말씀이 나의 눈이 되게 하시고
나의 유익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당신의 뜻과
조화됨에 따라 행하게 하시고

불의한 세상을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어둠이 덮인 곳에 빛으로 있기 위하여
보이지 않는 희생의 제물이 되게 하소서

모두가 다 함께 진리 안에서 웃을 수 있도록
성실한 땀과 눈물이 뒷받침이 되게 하시고

당신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일이라면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게 하시고
우리 중에 당신이 살아 계심을 보일 수만 있다면
가장 큰 기쁨임을 고백하게 하소서
(겸향 이병한·목사 시인)
+ 5월의 기도

5월에는
어린 마음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무거운 옷을 벗어 던진
경쾌한 구름이 되어
꿈속에서만 빛나던
금빛 태양을 찾아
차갑게 식어버린
이 가슴에 품게 하소서

그 뜨거운 감촉으로
깊은 사랑을 예감했던
한때의
고운 시선이 되어,
내 안에서
잊혀진 아름다운 사람을
볼 수 있게 하소서

그래서,
할 수 있다면
그와
악수할 수 있게 하소서

그의
투명한 손목에 머물던
푸른 혈관의 열정으로,
이 거칠은 얼굴을
바꾸게 하소서

그냥,
연록(軟綠)색 미소 머금은
벌거숭이의
천진한 얼굴로
되게 하소서
(안희선·시인, 1952-)
+ 5월의 기도

5월은 마음 낮추게 하소서
교만에서 자만에서 겸손으로

5월은 사랑하게 하소서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게

5월은 깨닫게 하소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릇됨인지

5월은 바쁜 가운데 즐거움 알게 하소서
즐거움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다 찾는 곳이 다르지만 나의 즐거움은
내 일에서 찾아가게 하소서

5월은 설득력을 발휘하게 하소서
잘못된 생각에 호응하지 않고 바른길을 떳떳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5월은 부드럽게 하소서
너무 강인함을 주장하기보다 부드러운 미소로 풀어 가도록

5월은 저 하늘만큼이나 마음이 푸르게 하소서
그 마음으로 조급하지 않고 여유 있게 베풀 수 있는 지혜로움을 주소서
(김경빈·시인)
+ 5월의 기도

짙어지는 신록(新綠) 따라
나의 사랑도 깊어가게 하소서

길어지는 낮 시간 따라
내 맘속 그늘 옅어지게 하소서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김남주의 ´민중´ 외 "> 작자 미상의 ´위대한 치유자이신 주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