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6일 목요일

우리 사는 동안에 - 이정하 -


그대가 떠나야 한다길래 난 미리 아파 했읍니다.

막상 그대가 떠나고 나면 한꺼번에 아픔이 닥칠 것 같아

난 미리부터 아픔에 대비 했읍니다.

미리 아파 했으므로 정작 그 순간은 덜할 줄 알았읍니다.

또한 그대가 잊으시라시면 난 그냥 허허 웃으며 돌아서려 했습니다.

그대가 떠나고 난 뒤의 가슴 허전함도 얼중에도 그대를 생각했읍니다.

내 가슴이 이런데 당신의 가슴이야 오죽 하겠읍니까.

슬픔을 슬픔이라 이야기하지 않으며

아픔을 아픔이라 이야기하지 않으며

그저 행복했다고 다시 만날 날이 있으리라고

이 세상 무엇보다도 맑은 눈물 한점 보이고 떠나간 그대

아아~ 그대는 그대로 노을이었읍니다.

내세에서나 만날 수 있는 노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