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잡는 내 마음
-淸夏김철기-
아직은 내 마음 다하여
詩 지을 수 있어
고요한 방 한편에 자리 잡고
컴퓨터를 켜면 거침없다 쉼 없다 하면서
써내려가고 있지만
거침없던 詩를 읽으면서
스스로 느끼기엔
詩心이 바로 잡히질 않아
난 나에게 흠 잡으려 억지를 부린다
내 선배들의 시들을 뒤적거려 읊조리면
어느 한 편의 詩는 마음에 들고
어느 한 편의 詩는 들지 않아
난 나를 감출 수 없어 詩에게 부끄럽다
밤을 새워 내 지은 詩를
어제처럼 또 버려야 할 것 같은 마음
그러기에 오늘도 처음으로
詩를 썼다가 또 버려야 할 것 같은 마음
나도 나에게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