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4일 목요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임영준

그 곳은 이미
첫눈이 내렸다고요
여기는 가을이 깊다 못해
온통 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대가 언제나 꿈꾸던
호젓한 호숫가 벤취 위엔
낙엽만 가득합니다

한걸음씩 엇갈린 것이
멀리 떨어지게 된 것인지
보다 간절하지 않았던 것이
긴 단절이 되어버린 것인지
타오르다만 시간들이
회한을 늘이고 있습니다

황혼을 함께 하자던
그대의 속삭임이
아직도 뇌리를 맴도는데
해거름 흐느끼는 지평선 따라
음울한 겨울이 번뜩입니다
닻을 내릴 수 없는 부두엔
불빛 더욱 찬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