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8일 일요일

그대, 나무인가요

그대 나무인가요
하늘을 담고 햇살을 담고
바람도 담고 빗물도 담아서
내게 주시던 그대, 나무인가요

나,그대 입김 한 번에도
온몸을 떨던 잎새입니다

그 여름 그대 마음 차지하던
무성한 잎일때는
언제나 여름이길 소원했건만

그대는 어찌하여
가을 속으로 걸음 하셨나요

그대가 나를
사정없이 뿌리칠 때마다
후두둑후두둑 눈물을 쏟으며

내 모든것을 받치던
견고한 뿌리에 귀를 대고
가만히 그대 숨소리를 들었습니다

영영 견딜 수 없어
소주 네 잔의 취기를 빌리던 밤
문득 하늘을 보면

성긴 가지사이에 별들은
숨기다...숨기다...들켜버린
집없는 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