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이승과 저승의
왕래 길에 천년마다,
한번 씩 만나는 그대
한 몸으로 살았던 건,
불과 몇 生의
추억 뿐
어떤 生에선 옷깃만
스쳤고,
또 다른 生에선
얼굴마저 볼 수 없었던
그대
이제 다시 만난 그대는
슬프게도,
너무 먼 인연
이끼 가득한 돌부처에
피가 도는 날에야,
우리 다시
포옹할 수 있을까
차라리 모르고
지낸 生이,
마음이나 편했던 것을
멈추지 않는
끈질긴 바람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 곡절많은
사랑
견디어 온 영혼엔
소리없이 맺히는,
조용한 눈물
그 그렁한 눈물 속에
끝내
지울 수 없는
미치도록
아름답고 고요한
그대,
나의 영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