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9일 월요일

그리움 앞에 서다

그리움 앞에 서다

架痕 / 김철현

밤하늘을 이고 섰다.
무게를 느낄 수 없는
마비된 이성

그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를
괴롭혀 온 지병

네가 그리울 때마다
잡아두지 못하는
익숙한 탈출

언제나 그 자리에
나를 내모는
제어할 수 없는 또 다른 나

맴돌아 다져놓은
멍든 자국처럼
오늘도 서성인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
옷을 벗고 서 있는
겨울나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