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5일 수요일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박 순기

손에 닿을 듯
마음에 닿을 듯
실오라기 같은 끈 하나에
생각의 꼬리를 물고
놓아주지 않는 그리움

호수 같은 눈 속에
백조의 우아함으로
날 이끌어 포근히 감싸 안아
에메랄드빛 사랑 가득 담아
내게 안겨줄 것만 같았던 눈빛

한순간만이 라도
단 일분일초 간만이라도
짧은 몇 마디라도 듣고 싶어
머뭇거린 마음
수줍어 차마 내보일 수 없어
가슴 여미며 돌아섰네

혹여
누가 들을까
숨죽이며
밤하늘 별들에
고민 털어놓고
순수한 인연의 끈
이어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조르기도 하였지만

밤하늘 희뿌연 구름만이
안개빛 되어
그리움 가득한 가슴 덮고
짝사랑의 순결만
깊게 물들이 네

07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