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를 더 사랑하여
사는 줄 모르고
내가 당신을 더 사랑해서 인줄
교만하게 으스대었습니다.
당신이 나랑 사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날, 워낙 좋아한 영혼 따라
속아서 사는 것을,
사랑인지 뭔지 헷갈리면서.
내가 살고 지나 갈, 몇 천 번
혹, 몇 만 번이 될 는 지,
지구(地久) 회전을 따라
돋보기를 끼고라도
하나 하나의 당신을 어루만지며
나는 내게 사랑의 노래를 부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밤은 슬피 울며
달과 별을 졸라서 친구 만들어
살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낮은 태양과 구름이
나를 위해 떠 있으라며 빌고 빌어
붙들어 놓았다고 믿었습니다.
당신에게 가는 길이 너무 좋아서
당신으로 사는 길이 너무 좋아서
지긋한 눈뜨고 온 누리와 수목을 붙들어
당신으로 노래 불러 주면 좋아해서
그 재미로 나는 산다고 믿었습니다.
내 옆에 언제나 당신만 있으면
사랑이며 행복인 줄 믿었습니다.
어느 날 밤, 당신을 잠재우고
내 혼자 좋아서
방금 사랑을 윙크하던 당신의 육체를
쓰다듬다, 화들짝 놀라
무르춤한 몽안(夢眼),
내가 사는 집은
벽도 지붕도 하나 없는
들 살이었음을 처음 보았습니다.
꿈 뿌리며 그렇게 놀아 주던
나의 달은 본 채 만 채,
별은 아예 보이지도
아니하는 그 뒤에서
비아냥대는 것을 처음 보았습니다.
내가 당신과 사는 낙으로 산다고
사랑을 자랑한 것이 죄였습니다.
알고 보니,
나의 밤은
졸아 가며 몰래 꾀주머니 열어
당신을 만들고
나의 낮은
사랑이 먹을 양식을 위해서 라며 둘러 대고
먼 곳을 떠다닌 것이 죄였습니다.
하얀 가슴만 열어젖뜨리고 살면
사랑 인줄 안 것이 죄였습니다.
오는 새해
내 몸 하나 더 내어서 라도
당신의 웃음 걸어 놓을
집 하나 짓겠습니다.
언제든 대문만 열면
나를 돕는 지혜스런 애교,
미소짓는 샘물 마음,
당신을 마시며
회상하는 즐거움으로
살아갈 집
꼬옥 하나 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