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비, 그리고 이별

비의 뒷모습이 은빛인 것을 그대 보낸 후에야 보았습니다비가 나를 타인으로 보지 않듯이나 또한 그저 지나는 이거니 보지 못합니다항쟁하듯 비 쏟아지던 날그대 서둘러 이별을 고하고떨구고 간 그리움 몇 소절후줄근 젖어 소식전해 옵니다이유 없이 비가 우는 거 아니라는 것을이별을 해본 뒤에 알았습니다지독히 모진 아픔은세월 지날 수록 팽창해져서비오는 밤이면 기어이 가슴에 자국을 냅니다 그대 꽃수레 위에 부서지던 하얀 햇발 같은 망초꽃 파르르 비에 젖어 울고 있을 산을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