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나무이고 싶다.

한그루 나무이고 싶다.

절반쯤 푸른 잎 털어 내고
절반은 노랑 잎이라도 좋다.

새벽녘 허연 찬서리
온몸에 내려앉아
하나도 남김없이 발가벗겨져도 좋다.

어디 바람 많은 강가에
잎도 없이 빈가지로 서 있어도 좋다.

이 한몸 아낌없이 내어 줄 수 있음에 감사하며
겸허히 맞이하는 날들

안으로 안으로 굽어 드는 침묵에
수많은 이야기가 아름드리로 자라는
나는 한그루 나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