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3일 수요일

土末에서

땅끝으로 갔습니다
어디쯤 땅끝인지도 모른 채
무장무장 지치도록 갔습니다
날이 저물고 날이 새고
발걸음 멈추질 않았습니다
땅끝 가는 땅끝 어디서
연분홍 산도화 부푼 마음과 마주쳤습니다
깊어지는 푸른 서정
얼마나 더 가야 땅끝인지도 모르는,

푸르르 감겨오는 풍경이 힘겨워
비탈진 길 툭툭 끊어집니다
품에 안고 가던 햇빛이 자꾸
내려달라 합니다
더이상 한발짝도 내디딜 데 없는 내 마음에
땅끝이 있었습니다

끝이 없는 바다와 맞닿은
막다른 그 곳,
땅끝에서
내 품속 오지의 새 한 마리 날려보냅니다
후두둑 땅끝을 물고 날아갑니다

세상은 지금도 방목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