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잊고 살 일입니다.
그리움은 가깝고 살과 음성은 멀기에
달이 뜨는 밤이나
열사 같은 낮이 찾아 오더라도
잊을 수만 있다면
잊고 살 일입니다.
때론 묻어 두고 살 일입니다.
가시나무 새처럼 아끼고 아껴 둔 음성으로
마지막 그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서는
고운 재로 꾹꾹 눌러
불씨를 묻어 두듯
묻을 수만 있다면
묻어 두고 살 일입니다.
잊으면 잊을 뿐
애써 불러내어 가슴 태울 일 아닙니다.
묻으면 묻을 뿐
애써 헤집어 캐어낼 일이 아닙니다.
가슴에 하얗게 재만 남아도
때로는 엷은 웃음만으로 답하고
그렇게 묵묵히 살아갈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