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눈물편지

눈물편지 / 김정한


눈을 뜨면 또 그리울 것 같아
눈을 감은 채로 오래도록 머물고 있습니다
이유없이 눈물이 하염없이 흐를까봐
눈을 뜨기가 싫습니다

일어나면 또 불도 켜지 않고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앉아 울 것 같아서
눈을 뜨기가 싫은 아침입니다
창문을 가르는 금빛 햇살이 너무나 그립지만
당신없는 방 안에서 종일토록
창밖을 내다보며 울 것 같아 싫습니다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 적 없습니다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는 사람,
나 역시
당신 만을 바라보는 사랑이라 생각하기에
사랑한다는 말을 아낄만큼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없는 오늘은 참 견디기 힘든 날입니다

오늘도 목마른 사랑 앞에
그리움은 눈물로 큰 강을 만들었습니다
김정한시집<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선물사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