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3일 일요일

사랑의 말


(1) 사랑은

말 하지 않는 말

아침에 단잠을 깨우듯

눈부셔 못견딘

사랑 하나

입술 없는 영혼 안에

집을 지어

대문 중문 다 지나는

맨 뒷방 병풍 너메

숨어사네

옛 동양의 조각달과

금빛 수실 두르는 별들처럼

생각만이 깊고

말 하지 않는 말

사랑 하나

(2) 사랑을 말한 탓에

천지간 불붙어 버리고

그 벌이 시키는대로

세상 양끝이 나뉘었었네

한평생

다 저물어

하직삼아 만났더니

아아 천만번 쏟아 붓고도

진홍인 노을

사랑은

말해버린 잘못조차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