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3일 토요일

물의 기원

몇 십 억년 전이었던가
아니 엊그제였던가
누군가 신神의 말을 한다고
그를 붙잡아 십자가에 묶어
손과 발에 못을 박았다
핏물이 홍수 같았다
몸이 차디차게 식었다
얼음의 빙하기였다
오장육부 다 얼어버렸다
그를 믿는 사람들은
허공에 배 한 척 띄워놓고
숨 쉬고 살아갈 땅 하나 찾아
얼음의 관을 싣고 머나먼 길 떠났다
저 은하계 너머 어디쯤
이제 막 태어난
샛별 하나 있을 것 같아서
노 저으며 풍랑을 헤치며 달려갔다
태초였으니
화산 폭발하고 지진 일어나는
세상에 얼음을 던졌다
가슴속으로 백년 내내 비만 내렸다
머리끝까지 장마로 푹 젖었다
마음이 계곡처럼 패이고
그 사이로 강물이 흘러갔다
비가 그치니 눈빛이 깊었다
얼음 다 녹은 혹성은 달이 되었고
남은 별을 모아 태웠더니
해가 되었다
마침내 지상에 발 디디며
푸르고도 푸른 눈물을 흘렸다
오늘 그 눈물이 비가 되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