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을 지나 성당으로 간다
오늘은 아무도 아는 이 없는
낯선 성당으로 가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쓸쓸한 그대를 생각하리니
노을은 스테인드 글래스 위로 붉게 스미고
창밖으론 기차 소리 덜컹거리리
고해실의 문은 바로 등뒤에 있어
머리가 하얀 신부님 허리를 굽히고
하루가 천년인 듯
오랜 시간 말없이 기다리고 계시리니
마침내 나는,
사랑하는 이의 눈을 들여다보지 않은
무거운 ´죄(罪)´를 고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