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3일 일요일

비가 내리는 숲

비가 내려도
아름다운 곳
숲이 있어
내가 왔지요.

숲은 초록 물을 머금어
초록비가 내리는데
비 안개가 드리운 숲 가엔
이름 모를
그리움 고이고

이른 봄 꽃 단장 새 순에
설레임에 두근거려
홍조를 띠더니
오늘
웬 지 모를
애잔한 얼굴이구려

가을엔
찬란하게 타 오르는 정염에
가슴이 벅차올라
내 당신 좇아
떡갈나무 아래서
한참이나 행복했지요.

그러던 당신
겨울 어느날
하얀 꽃눈 뿌려주어
환상의 도가니로 빠뜨려
몽롱하고 황홀했지요.

내 당신
앉으나 서나 좋아
오늘 내가 왔지요.